라이프/인테리어 일기

인테리어 일기 D-12 공실 현장점검, 창호실측, 끝없는 변수들

아로구스 2021. 8. 5. 00:08

안녕하세요 아로구스입니다. 오늘은 드디어 집이 비워지는 날입니다. 약간의 우여곡절과 마음상하는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원만하게 집이 비워진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드디어 기존에 살고 계시던 세입자 분의 짐이 모두 빠져나가고 도대체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집을 살펴봅니다.

 

이날은 턴키 실장님과 함께 현장체크 및 창호 실측을 하기로 했습니다. 짐이 있을 때 잠시 현장을 체크한 것과 모든 짐이 빠져 나간 후 살펴보는건 다르니까요. 그래서 새롭게 두두등장한 무서운 몇가지 이야기는,

 

1. 거실과 방의 높이 단차

지난 인테리어 이야기 바닥편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옛날 구축아파트, 그러니깐 문지방이 있는 아파트는 거실과 방의 바닥을 구분하는 문지방이 있어서 거실은 거실대로, 방은 방대로 각각 독립적인 바닥입니다. 그래서 그 높이가 달라도 문지방이 구분을 해주면서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런 집을 인테리어 하면 문지방을 뜯고 마루를 이어붙이는데 우리집의 방 하나가 단차가 심해도 너무 심한 상황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니깐 거실에서 방으로 들어갈 때 계단을 내려가는 것 처럼 푹 꺼진거에요, 그냥 생활하면서는 느끼지 못하는 단차지만 문지방을 없애고 마루를 붙이면 수평이 아니라 마루가 들뜸이 생길 수 있지요. 그래서 낮은 방을 전체 수평몰탈을 돌릴 지 아니면 문지방 부분만 일부 스무스하게 연결되도록 할 지 결정이 필요했고, 결국 만만치 않은 비용의 문제로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엄청난 단차를 자랑하는 문제의 방(오른쪽)

 

2. 욕실

생각보다 욕실은 너무나도 작았고 상상과 3D 이미지에서 그렸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기엔 너무 좁았었습니다. 천장도 최대한 올리고 싶었지만 배관이 상당히 내려와있어서 많이 올리긴 힘들었고. 폭도 파티션, 세면대, 양변기를 예쁘게 놓기에는 상당히 좁았습니다. 게다가 화장실이 보통 거실보다 낮아서 슬리퍼가 화장실 문에 걸리느냐 안걸리느냐 달라지는데 보통 화장실 바닥이 낮아서 문에 슬리퍼가 안걸리는 집이라도 바닥을 타일 덧방하면 바닥이 높아지니깐 슬리퍼가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우리집은 그냥 애초에 처음부터 낮아서 바로 걸리더라구요.

파티션쪽 육가와 최대한 건식으로 쓸 세면대/양변기쪽 육가를 따로 쓰고 파티션쪽은 더 낮게 구배 잡아서 두 군데를 쓰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건식쪽 그러니깐 출입문쪽 바닥이 더 높아져야하는 단점이 있었죠. 그래서 그냥 2개 육가를 포기하고 단일 육가를 쓰고 전체적으로 구배를 잡으려면 파티션에 다릿발을 놓아서 샤워물이 건식쪽으로 넘어오게 해야하는데 그러기엔 건식쪽을 포기하긴 아까웠습니다. 

결국 어차피 슬리퍼 걸리는거 높이는 포기하고 원래대로 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낮에는 줄자가 없어서 못봤었는데 저녁에 다시 줄자를 들고 가서 파티션이 설치 가능한 폭을 재 봤습니다. 샤워파티션은 최소 750mm는 확보해야 한다고 합니다. 800-900정도면 여유있구요. 우리집은 진짜 가까스로 750mm나왔는데요 이게 너무 좁으면 샤워물줄기를 옆으로 맞으면서 샤워 하거나 혹은 나도모르게 흥에 겨워 신나게 노래부르며 샤워하다가 유리 파티션을 깨먹는 상황을 겪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파티션, 그리고 제가 고른 세면대와 양변기 도기 사이즈를 하나씩 체크하면서 따져봤는데요, 결국 벽에 붙어있는 배관이 어떻게 되어있느냐에 따라 정심이 아니라 약간 위치를 옮겨주는 편심을 써서 이동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약간 배수 흐름이 나빠진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라 최대한 안건드리는게 좋긴 하겠지만 과연 철거 후에 어떤 모습일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욕실

3. 샷시

샷시 이야기도 나중에 정리하겠지만 샤실 2중창, 단창 요것만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현장에서 실장님과 이야기 나누면서 정해야 할 것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1. 분할

   2. 주창

   3. 로이/투명/미스트

2중창이냐 단창이냐는 외부와 실내 공간이 바로 맞닿으면 2중창, 그러니깐 확장한 거실이나, 베란다가 없는 바로 외벽이 있는 방은 2중창을 쓰고, 베란다가 있고 안방창이 있다면 각각 단창으로 하는것이 보통입니다. 여기까지 였는데요 각 창마다 분할 비율을 어떻게 할 지 정해야 합니다. 보통 1:1, 2:1, 1:2:1 중에 결정하구요 저는 확장 거실방을 제외한 모든 방을 1:1로 정했고 거실은 2:1 언발란스 분할로 정했습니다. 자 여기까지도 2:1 언발란스로 해야지 어렵지 않은데요

보통 거실 확장 샷시 창호 가로 너비가 3미터 이상일 때부터 1:2:1를 고려해 볼 수 있고 그 이하면 2:1을 추천하는 전문가 분들이 많더라구요. 잠깐 2:1과 1:2:1의 장단점을 얘기해보면 1:2:1은 양쪽이 열리고 모두 열었을 때 창의 50%가 환기가능합니다. 2:1은 1비율 만큼만 열리지만 프레임이 적어서 집이 더 넓어보이는 장점이 있죠

저는 2:1로 선택했는데요 여기서 중요한건 2:1로 할 때 그 넓이를 몇 mm로 하느냐입니다. 보통 이런 것 까지 이야기 나누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는데요. 저의 성격을 아시는 실장님과 이야기 나누면서 결국 제가 직접 mm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거실 창호는 가로 3370mm에 2:1중 1의 너비를 1300mm으로 정했습니다. 샷시 사장님께서 추천하는 너비가 1200~1300mm였는데 10cm라도 환기에 쓰고자 1300으로 정했습니다.

밤에 혼 자 줄자 들고 30분 동안 요리조리 따져본건 비밀입니다.

 

그리고 샷시에는 "주창" 이라는게 있어요 주창은 실제로 열고 닫는데 더 많이 사용하는 창을 말하는거에요. 별도 코멘트가 없다면 샷시 사장님이 "알아서" 해주실텐데요. 사실 원래라는건 없으니깐 실제로 내가 어떤 생활패턴일지를 생각해보고 가구위치등도 보면서 어느창을 열고 닫을지를 정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집의 환기와 공기 순환도 생각해보면 좋겠죠? 저는 주방 베란다부터 거실 주창까지 최대한 일직선이 되는 라인을 그려 주창을 선택했는데 샷시 사장님도 그렇게 정하면 일반적인 베스트라고 해주셨답니다.

어디가 주창일지 생각해보세용

그리고 보통 2중창은 로이유리를 쓰고 약간 녹색빛이 돌구요, 실내는 투명이나 불투명한 미스트 컬러를 쓰기도 합니다 저는 좁은 집이라서 샐내는 다 투명으로 했어요. 터닝도어만 미스트로 했구요. 투명쓰다가 불투명으로 바꾸고 싶으면 불투명 시트지 하나 붙이면 되니 투명으로 가시죠 ㅎㅎㅎ

 

이렇게 짐이 모두 빠진 후 2시간 동안 현장 실사 하면서 실장님과 이야기 나누다보니 2시간이 훌쩍 흐르더라구요. 집에 와보니 전에 살던 분의 그 집냄새가 몸에 베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언젠가 이 집에도 저의 집냄새가 가득한 그 날이 오겠죠?

 

인테리어 일기 D-9 자재전달(수성바스수전, 을지로 대흥금속철물, 힘펠환풍기)

 

인테리어 일기 D-9 자재전달(수성바스수전, 을지로 대흥금속철물, 힘펠환풍기)

안녕하세요 아로구스입니다. 이제 열흘 후면 공사가 시작되는군요. 인테리어를 결정하고 턴키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일부 자재들은 제가 직접 구매하여 드리기로 했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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